- 유형
- PHIL의 목소리
플랫폼이 위기에 이르면 운영 측은 숨고, 유저 출신 리더들이 희망을 대신 판다. 손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심리와, 그것을 이용하는 구조에 대한 기록.
플랫폼이 위기에 이르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현상이 있다. 회사나 재단, 운영 측은 외부 노출을 줄이고 특정 채널로만 궁색한 답변을 간헐적으로 흘린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채우는 것은 운영자가 아니라, 유저로 시작한 상위 리더와 직급자들이다.
그들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정보를 받고, 거기에 자신의 희망과 상상을 더해 회사의 입장을 대변한다. 미래의 그림을 그리고, 손실을 본 사람들에게 상황을 설명한다. 이 단계에 이르면 조직은 사이비 종교의 행태를 띤다. 안타까운 것은 제단 앞에 선 사람들이 사기꾼이 아니라, 같은 피해자라는 점이다.
한 상위 직급자에게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멈출 수 없는 상황이다. 스캠이라 해도 달려야 하고, 달릴 것이다. 부정적인 정보는 듣고 싶지 않다." 할 말을 잃었다. 이것은 속은 사람의 말이 아니라, 속는 것을 선택한 사람의 말이다.
일반 참여자도 다르지 않다. 손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 인정하는 순간 경제적 충격과 주변의 시선, 불투명한 미래가 현실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정한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심리학은 이것을 인지부조화라고 부른다 — 믿음과 현실이 부딪힐 때, 사람은 현실보다 믿음을 지킨다.
그러나 마음 깊은 곳에서는 알고 있다. 경험이라는 것으로 이미 학습했기 때문이다.
더 깊은 수렁에 빠지지 않으려면, 시작은 하나뿐이다. 이미 일어난 손실을 인정하는 것. 인정은 패배가 아니라 탈출구의 문이다.
참고 자료
이 글의 관찰은 학술 연구에서도 뒷받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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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부조화와 매몰비용 — 손해를 본 프로젝트에 계속 투자하는 비합리적 행동과 인지부조화의 관계를 다룬 실증 연구. Chung & Cheng, "How does cognitive dissonance influence the sunk cost effect?", Psychology Research and Behavior Management, 2018.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5840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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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는 스스로 믿을 이유를 만든다 — 스탠포드 파이낸셜 그룹 폰지 사건(2만 명 피해)의 피해자 103명 인터뷰 연구. 피해자들은 수동적으로 속은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믿을 이유"를 지어냈다는 분석. Leslie, "Recovering Lay Ignorance in the Stanford Financial Group Ponzi Scheme", Social Forces, 2021. https://doi.org/10.1093/sf/soab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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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지속시키는 것은 회사가 아니라 유통업자 네트워크 — 다단계 조직의 법적·윤리적 문제가 반복되는 이유를 유통업자(리더) 네트워크에서 찾는 연구. Groß & Vriens, "The Role of the Distributor Network in the Persistence of Legal and Ethical Problems of Multi-level Marketing Companies", Journal of Business Ethics, 2017. https://link.springer.com/article/10.1007/s10551-017-35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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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에 끌리는 심리 — 1,503명 조사에서 다단계에 끌리는 사람은 영성적 믿음, "생각이 현실을 만든다"는 사고방식, 직관적 판단과 연관됐다는 연구. Dixon et al., "The psychology of attraction to multi-level marketing", 2023. 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369772796_The_psychology_of_attraction_to_multi-level_marke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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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의 오용 — 기업이 직원의 영성을 이용해 충성을 만드는 방식을 분석한 사례 연구. Groß, "Spiritual Cleansing: A Case Study on how Spirituality Can Be Mis/used by a Company", management revue, 2010. https://doi.org/10.5771/0935-9915-2010-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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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는 실패에서 배우지 않는다 — 중국 폰지 피해자 698명 연구. 상당수가 현재 사기가 드러난 뒤에도 다른 유사 사기에 계속 참여했다. Fei et al., "The Profile of Ponzi Scheme Victims in China and the Characteristics of Their Decision-making Process", Deviant Behavior, 2021. https://www.tandfonline.com/doi/full/10.1080/01639625.2020.1768639